가을타며 적어보는 생각들

서른 가까이 살아오면서
가장 더위가 길었던 여름이 지나가고
오늘 오랜만에 추위를 느껴보며 계절이 변했음을 느낍니다.
계절이 변하면서 과거에 제가 가졌던 생각들도 변한 게 있을 것이고
급격하지 않은 감정변화더라도 이곳에 그동안 느낀 것들을 다시 적으러 왔습니다.
내가 선택한 길
저는 개발자로 살아가면서 축구선수와 같이 실력을 갈고닦아서
여기저기 이직하면서 몸값을 올릴 줄 알았습니다.
개발이란 행위는 아직도 재미있지만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원하는 무언가,
그리고 그것을 위한 방향에 맞게 개발을 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내가 하는 건 개발이고 좋아하는 일이기에 즐기며 일을 할 수 있었지만
이런 행동을 10년 뒤 나에게 까지 시키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4년 전인 2020년부터, 저는 다른 무언갈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엔 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고 생각해서 이직 준비도 했었지만
다른 회사라고 해서 다를 건 없다고 느끼게 되었고
회사 타이틀 없이 나 스스로 사회에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하필 시기도 코로나가 가장 심해서 사회적 거리 두기로 헬스장도 다니지 못할 때에
심적인 고민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서
그 당시에도 우울증 증세가 있었음을 지각했지만
많은 걱정들을 하면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은 투자라는 영역에 제 기술을 녹여내면서
제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게 할 만큼의 성과와 성취감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만약 내가 다른 길을 선택했다면 어떻게 살고 있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개발 실력을 갈고닦는 선배들을 따라서 더 수준 높은 개발문화와 기술을 보유한 곳으로 이직을 했을 것 같습니다.
돈도 더 많이 받았을 것이고, 더 나은 조건과 환경에 일을 할 수 있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삶도 과정에 스트레스와 고민 걱정이 많았겠지만 그것들을 이뤄낸 저의 모습도 나름 만족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해결하지 못한 마음속 숙제가 켜켜이 먼지에 쌓여가는 것을 속으로만 느끼며 살아갔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제 사업을 그려나가면서 이직을 포기했습니다.
시간적 제약도 있었지만 필요성도 없어졌습니다.
누군가는 어리석게 볼 수 있는 솔직한 마음이지만
제가 선택하고 원하고 갈망했던 건 돈이었고
이직해 봤자 몇천만 원 오르는 연봉, 그거로 제 갈증을 해결할 순 없었고
내가 만들 수 있는 가치를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팔기로 했습니다.
여기까지 와보니 유튜브에서 돈 버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주던 아저씨들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내가 줄 수 있는 가치와, 그 가치의 판매량으로 부가 정해지는 이 공식을, 이 쉬운 공식을 저는 몰랐거든요.
그리고 고민과 걱정만 하면서 보내는 시간은 우울증만 만들어내고
그것들에 행동으로 대응하면 세상은 피드백을 주고, 그런 피드백을 이용해서 세상의 다음 스텝과 상호작용해 나가야 한다는 방법도
자기 계발 유튜버들이 알려주던 방법들인데,
잊고 살고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제가 그런 것들을 경험하고 느끼게 되었고
저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네요.
모든 건 Trade-off
최근 직장 사수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개발자라면 누구나 원할 그럴 기업으로 이직을 하게 된다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내가 개발자로 살아가서 잘 살아갔다면 저런 삶을 살 수 있었겠지만
이미 나만의 길을 많이 걸어온 시점에 부러움이나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에 대한 두려움은 들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포기한 저 길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보고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내가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잘했고, 그 사람도 그 사람이 선택한 길에서 많은 노력이 쌓여 얻어낸 결과이기에
위선이 아닌 진심으로 축하라는 감정을 전할 수 있어서 뭔가 기분이 좋았습니다.
모든 건 trade off입니다. 저는 제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다른 개발자들처럼 이직을 하면서 연봉을 올리는 것들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제가 후회라는 감정을 느끼지 않은 이유는, 당장 내가 선택한 일에 한참 할 일들이 넘치고 하고 싶은 것들을 그려나갈 시기이기 때문이고
후회라는 감정은 내가 선택한 이 길에 서있는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고
미래도 그려지지 않을 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저는 제가 선택한 이 길에 하고 싶은 게 많고 할 말도 많고 그만큼 자신감도 있습니다.
다만 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들을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줄 순 없는 상황이라
나와 소중한 인연을 맺은 사람들에게 상황상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지 못하는 이 현실이 조금 아쉬울 뿐입니다.
어서 이 모든 이야기들을 해줄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누군가에겐 저는 현실에 안주해서 주어진 일만 쳐내고 공부도 하지 않아서 나태하고 실력이 없어
이직도 못하는 개발자처럼 보일 수 있겠네요
그런 사람들에게 제가 고민하고 걱정하며 만들고 그려온 저의 서비스와 시스템과 업적들을 이야기해 줄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후회란감정보다 "악에 차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요즘 고민거리
후회는 없지만 걱정이 넘칩니다.
어느 삶을 살더라도 걱정과 고민 없는 삶은 없겠죠.
각자의 길에서 겪는 고민과 걱정이 있는 법이죠.
여러 개발들을 병행해서 하다 보니, 내가 대표가 되어 만들어보는 서비스에
사용성이나 깔끔한 마감을 이뤄내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당장 올해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기 때문에 출시는 하겠지만
뭔가 제 기준에 차고 넘치는 서비스가 되지는 못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물론 투자라는 영역에 시장을 예측하는 행위를 반복해야 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의 걱정보다는 내가 혼자 개발하기 때문에
내가 익숙지 않은 기술로 인해 서비스의 시각적 요소나
서비스 UX에서의 비효율이 사용자들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을까 하는 고민들이 있습니다.
결국 많은 사용자들이 모바일에서 웹서비스를 이용할 텐데
모바일 웹뷰최적화를 위한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하지 않을지에 대해,
차트를 하나로 보여주고 모델들과 자산들을 거기에 뿌려주어야 하나,
차트들을 피드에 구성하고 스크롤하면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현대사용자들에 맞춰 구성을 해볼까?
개발은 자신 있게 해 왔지만 기획과 디자인도 정말 중요한 요소임을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앞서 말했듯 고민과 걱정은 세상과 상호작용하며 해결하기로 했죠
제 서비스를 이용할 여러분들과 소통하면서 고쳐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저 제가 무언가에 열정을 다해낼 곳이 있음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나는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
주변에선 저한테 이 많은 일들을 어떻게 해내는 거냐고 하지만
저의 24시간을 들여다보면 나태한 순간들도 정말 많습니다.
저는 이 시간들도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비스 자체가 시장에 대한 분석과 예측을 하는 일이다 보니
현재 시장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도 관심을 갖고,
제가 시장을 분석하는 방법이 기술적인 방법들이기 때문에
새로 나오는 알고리즘이나 논문이 나오면 리뷰를 하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서비스가 출시되면 시장의 분석과 예측을 숏폼콘텐츠로도 제공할 예정인데
이에 맞는 영상 기획도 해야 합니다.
(기존의 롱폼 콘텐츠에는 지속해서 기술적 리뷰나 설명을 길게 설명할 예정입니다)
사업을 시작하면 주변에선 정부지원사업, 스타트업 지원 등을 알아보라고 하긴 합니다.
사업에 필요한 금액을 지원받고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하지만
제가 하는 사업이 엄청난 일자리를 만들어낸다거나 기발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산업을 발굴하는 등의
정부와 공공기관이 원하는 건전한 이미지의 사업은 아니라
투자라는 영역에서 투기적 분석을 제공하기 때문에 여론이 많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원이 된다면 가이드에 맞춰 사업을 키우고 보고할 일도 많은 단점도 있지만 장점도 많을 것입니다.
(해당되시는 분들은 지금처럼 지원을 많이 해주는 시기도 없으니 도전하시길..)
하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저 스스로를 더 잘 점검하고 시간 자원도 잘 관리해야 합니다.
사실 제가 하는 서비스는 제가 투자하는 데 있어 필요한 것들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대표이자 개발인력이 있기 때문에 노동력으로 때워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투자랄 것도 필요가 없고
방대한 DB를 유지하는 것도 아니라 변화하는 시장의 최신 분석 데이터들만 들고 있으면 되기 때문에 Free Tier DB만으로도 충분하고
모델 훈련을 위해 GPU 자원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돈은 생각하긴 해야 하지만 사실 트레이딩 수익으로 채우고도 남기 때문에
서비스에 투자된 돈이랄게 없고 서비스가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도 적습니다.
(겁은 많은데 욕심도 많아서 이런 방법을 4년 동안 고민했습니다)
그래도 안정적인 서비스 수익이 만들어져야 불안정한 트레이딩도 유지할 수 있는 법이죠
이런 오만한 마음이 망하기 딱 좋다고 생각이 막 드는데
제 이름을 걸고 만드는 서비스이고, 이 서비스의 퀄리티가 서비스의 수익, 그리고 저의 투자 알고리즘 수익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최선의 노력을 들이고 싶습니다.
서비스가 망하면 시원하게 망쳐보고 문제점을 찾아서 고쳐나가야죠.
저는 이 일을 죽을 때까지 할 것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무한한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과정도 모두 저의 콘텐츠입니다.
제가 잘 시간이 가까워져 글을 줄이겠습니다.
작년과 올해 초반에는 여러 투자자분들과 대표님들을 만나 뵈었었는데
요즘에는 바쁘다 보니 그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대표님들은 당장 현업에 굴러가는 사업체가 있고 당장 서비스지원이 필요하실 텐데
제가 갖춰진 게 없어서 답답한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 많았을 겁니다.
바쁜 게 많이 지나가면, 다시 비즈니스 문의나 협업을 위해 여러 사람들을 만나서 시너지를 일으키고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간혹 개발자로서 정석적인 코스를 달리고 있진 않지만
개발 커리어에 고민이 있으신 분들도 고민에 대해 문의하시면 답변이나 피드백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생각을 이리저리 술 취한 사람처럼 내뱉어두었는데
현재 제가 처한 상황에서 고민과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부족했나 봅니다.
환절기 감기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