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으로 트레이딩 할 수 있는 에이전트들을 만들어가면서
그리고 시장에 참여하고 살아남아가면서 만족할 만한 업적을 얻어내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사업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왜 서비스 사업을 별도로 운영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가끔 받는다.
우선 설명해야 할 것들은 레버리지라고 생각한다.
에이전트들이 시장 데이터와 발생한 이벤트들을 기준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내 에이전트들은 Fast Mover 라기보단 Fast Follower에 속하고 기본적으로 추세추종에 기반한다.
에이전트들을 운용하면서도 감정과 불안한 인간의 심리적 요소들을 배제하고
확률적 우위 행동을 취하는 에이전트들도 추세 없이 시장의 변동성이 과도해지거나
이벤트를 포착하고 움직였지만 추세를 타지 못하는 경우, 내 에이전트들이 무너질 수 있는 이벤트들은 무수하다.
큰돈을 벌기 위해선 레버리지가 필요하다.
레버리지라는 제목의 책이 유행하기도 했는데
우리가 트레이딩에서 볼 수 있는 주식 미수나 암호화폐 선물 거래의 레버리지 기능은
책에서 이야기한 레버리지와 차이가 조금 있다.
앞선 사례의 레버리지는 기대되는 수익과 감수해야 하는 리스크 모두
레버리지에 의해 동등한 비율로 늘어난다.
(미수 이자와 같은 요소를 고려하면 수익보다 리스크가 오히려 더 크게 늘어날 수도 있겠다)
트레이딩을 에이전트가 수행해주긴 하지만
그런 에이전트들을 운용하는 나도 트레이더이자 시장 참여자다.
그렇기에 그런 변동성에 익숙하고
무너지는 인간의 본능적인 불안한 감정을 통제하고
내가 수립한 원칙을 지켜내서 시장에 살아남는다면 시나리오는 완벽하다.
하지만 그렇게 변동성을 잘 이겨내겠다는 깡다구 하나로 단순하게 트레이딩에서 레버리지를 일으키면 안 되는 이유가 있다.
예를 들어 기대 수익이 투자금 대비 10배인 에이전트를 믿고 레버리지를 적용하게 된다고 할 때
시장에 내 알고리즘에 반대되는 -10% 정도 조정을 보이는 일은 언제나 있을 수 있다.
만약 10배의 레버리지를 이용했을 경우 투입한 모든 돈을 포기해야 한다.
수익과 리스크 모두 레버리지 되어버리기 때문에 레버리지 스케일이
시장 변동성이라는 변수에 제한되어 버린다.
레버리지가 제한되기 때문에 기대되는 수익도 제한된다.
서비스 사업은 어떤가
사업도 사실 성공을 위해선 레버리지를 시스템에 녹여내야 한다.
성공하는 요식업 대표들도 가게를 프랜차이즈화 시키는 이유도 레버리지 때문이다.
사업에서의 레버리지는 트레이딩의 레버리지와 다르게
수익과 리스크(비용)가 더 유리한 비율로 레버리지 된다.
물론 사업을 위해 투자하는 리소스들도 많다.
고객들에게 보여줄 web app과 component들, 추론 데이터 서빙을 위한 시스템들
오로지 내 트레이딩을 위해 사실 저런 것들을 굳이 만들 필요는 없지만
서비스로 제공되기 위해선 저런 시스템들을 제작하고 유지 보수 해야 한다
하지만 하나의 시스템을 구축해 두면
초기 고정비와 늘어나는 데이터 유지비라는 비용만 내면 레버리지의 상한이 없다.
그래서 어느 정도 하방경직을 갖춘 레버리지가 가능하다.
트레이딩에선 시장 변동성을 염두하고 레버리지를 제한했지만
내 서비스 구독상품을 100명한테만 팔아야 한다는 등의 제한이 없다.
천 명, 만 명, 백만 명까지 내 투자비용 대비 수익이 레버리지 될 수 있다.
내 서비스 사업도 에이전트들이 자동으로 추론하는 데이터들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내가 별도로 사업을 위해 초기 개발 리소스 외에 들일 것들이 많이 없다.
시장 알고리즘 분석과 연구가 사업의 원동력인데
이건 원래 내 트레이딩을 위해서도, 그리고 내 취미생활이기도 해서 언제나 하는 일이라 힘들진 않다.
서비스가 잘 되지 않을 때 투자한 비용의 매몰비용이 되는 것들에 대해
가장 큰 비용이 AI 학습과 추론을 위한 리소스였지만 이건 내 트레이딩을 위해서도 투자하던 돈들이었다.
즉, 서비스를 하지 않더라도 들어가는 비용이라 제외된다. 오히려 사업에도 활용하면서 비용 대비 기대 가치가 늘어나게 되었다.
Web을 호스팅 하는 서비스들, 데이터 저장을 위한 데이터 배치들과 DB들도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서비스로 설계했기 때문에 무료 tier
혹은 월별로 50~100 달러 정도면 좋은 수준의 퀄리티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구독자가 더 늘어나면 들어가는 비용이 늘어날 수도 있지만..)
즉, 사업 투자 비용이 매몰비용이 되더라도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이다.
그리고 기존에 사용된 비용들을 재활용하는 것들이라
서비스 사업화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트레이딩을 잘하면서 왜 사업을 하는 이유를 묻지만
한 번 본인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게 아니더라도 메타인지, 자본주의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스스로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보면
그리고 자신의 삶이 그런 과정에 행복과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나와 같은 선택을 하리라 생각한다.
트레이딩으로 돈을 벌게 되면
코인 양아치네 운이 좋네 이런 소리를 들으며
내 노력과 성과를 무시받으며 살아가야 한다. 아마 긴 세월 그럴 거다
경쟁사회에서 남들의 업적을 평가절하하는 방법은 아주 가성비 좋은 방법이다.
남들이 나에게 하는 그런 행동이 불만이라거나 그러지 않길 강요하지 않는다.
나는 시장에 살아남아오며 모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좋지만은 않은 습관이 생겼다.
과학기술과 공학을 배운 사람으로서
그리고 큰돈을 벌고 싶은 사람이라면
사람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해 주는 문제해결사이거나
사람들이 가치라고 느낄 수 있는 서비스나 상품들을 시장에 의해 정해지는 가격으로
많이 판매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이를 대입하면
모범적인 과학자나 공학자의 성공은
인류 문제를 해결하거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며 이루는 게 정석적이다.
그것과 비교해 트레이딩과 투자 사업은 사기로 판치는 사업영역에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질 수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나는 내가 관찰한 세상과 자본주의 공식대로
많은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가 될 수 있도록 고민을 했고 사업체를 꾸려왔다.
다만 문제라고 하는, 그리고 가치라고 하는 것에 대한 시야를 남들과 조금 다르게 가져왔을 뿐이다.
우리가 직면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돈과 연관되어 있다.
국가의 문제도, 기업의 문제도, 개인의 문제들도 대부분 돈의 문제다.
돈이 필요한 건 나뿐만이 아니다.
내 서비스를 이용해 주는 사람들에게 돈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으면
그건 가치가 되고 문제 해결이 된다
겉보기에 트레이딩으로 일확천금하는 사람처럼, 코인 사기꾼처럼 보여서
그들이 나에게 보내는 질타는
그들이 단기적 시간에 발현된 질투와 불안한 감정이 만들어낸,
무한경쟁 사회가 만들어낸 무조건반사와 같은 반응이지만
내가 우리 사회의 "문제"라는 것을 정의하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생각하고
실현하기 위해 연구하고 고민했던 시간들은
비교되지 않게 더 길고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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